“통증 참느라 하루하루가 지쳤어요.” 극심한 통증과 싸우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가 허용문턱을 낮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2026년 3월 6일, CRPS 확진 환자가 ‘마약류 진통제’를 필요에 따라 더 유연하게 처방받을 수 있도록 안전사용 기준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제 의사는 환자의 통증 강도와 상태를 종합 평가해, 기존의 엄격한 용량·기간 제한을 넘어서는 ‘적정량’ 처방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는 이번 기준 변경을 위해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대어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쳤다. 먼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3년간 쌓인 실제 처방 데이터 12만여 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CRPS 등 만성 통증 환자 중 일부는 기존 기준 내 처방으로 통증 조절이 어려운 사례가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약학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4차례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CRPS는 통증이 예측 불가하고 변동성이 커, 획일적 기준보다 환자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조치로 주로 처방되는 펜타닐 패치(경피흡수제)의 경우, 기존 ‘3일 1매 초과 불가’, ‘3개월 이상 장기 처방 불가’라는 딱딱한 규정이 사라진다. 대신 의료진이 환자의 통증 일지, 기능 회복 정도 등을 확인한 후 적절한 용량과 기간을 처방할 수 있게 됐다.
이 소식을 접한 환자 모임은 박수를 쳤다. 한국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우회 이용우 회장은 “환자의 고통을 인정하고, 제도가 한 걸음 내딴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통증에 시달리던 많은 회원들이 ‘이제 좀 살 만하겠다’는 반응이다. 불편과 두려움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극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이 추락한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필요한 사람이 규제 벽에 막히지 않도록 제도를 지속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마약류 진통제의 오남용과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의사·약사 대상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처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상세한 기준 개정 내용은 식약처 누리집(www.mf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