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5·18 관련 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회고록의 5·18 왜곡 표현에 대해 삭제 명령과 손해배상을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2월 12일, 『전두환 회고록 1권』에 수록된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 ▲“계엄군의 헬기사격은 없었다”는 주장 등을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모욕적 인신공격으로 별도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두환 씨의 유가족은 5·18기념재단과 유족회 등 5·18 공법단체에 각 1,500만원,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에게 1,000만원 등 총 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또한 문제된 표현을 삭제하지 않는 한 해당 회고록의 출판과 배포가 금지된다.
이번 판결은 5·18 왜곡이 법적 책임을 수반하는 불법행위임을 재확인한 의미가 크다. 대법원은 법인 역시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명시했고, 출판자가 저자와 함께 공동책임을 진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사망자에 대한 허위사실 적시 시 손해배상 청구권을 가진 유족의 범위가 넓게 인정된다는 법리도 제시했다.
소송 피해자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정호 변호사는 “9년 만에 내려진 이번 판결은 지연된 정의라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국 진실이 확인된 사필귀정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 진상규명은 이념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상식,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판결은 5·18 왜곡이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허위사실’이며 법적 책임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5·18은 특정 지역이나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덧붙였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번 판결의 법적 의미를 종합 정리하고, 향후 역사왜곡 대응 방향을 공유할 예정이다.
송다은 기자 song.de@kore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