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정보 접근 권한 확대를 위한 민관 협력이 본격화된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9일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공기관이 생산하는 각종 간행물의 장애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 협약의 핵심은 정보가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장애인을 고려하는 '선제적 접근성 부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공공기관에서 이미 출판된 PDF 문서를 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사후에 변환하는 작업이 주를 이뤘다. 이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 난이도도 높아 연간 약 1만5천 건의 자료만 변환이 가능했다. 반면, 공공기관에서만 매년 약 5만 건의 새로운 간행물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어서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웠다.
이번 협약으로 상황은 근본적으로 바뀐다. 한컴은 국제표준을 따르는 접근성 PDF(UA)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해, 오는 4분기에 출시할 '한글 2024' 버전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공무원이나 작성자가 문서를 처음 만들 때부터 접근성 요소를 포함시켜 저장하면, 별도의 복잡한 과정 없이 장애인 친화적인 PDF가 완성된다.
이 기능이 적용되면 시각장애인이 스크린리더(화면을 읽어주는 소프트웨어)로 공공보고서를, 청각장애인이 자막을 통해 영상 자료를 훨씬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학위논문, 학술지, 보도자료 등 한글 소프트웨어로 작성되는 대부분의 문서에도 동일한 효과가 기대된다.
국립장애인도서관 황금숙 관장은 "이번 협약은 공공부문 PDF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민간과 관이 함께 협력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말하며, "장애인의 정보접근권 보장과 포용적 디지털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컴 관계자도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계기"라며 협력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양 기관은 협약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세부 사항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