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마을 해남의 고구마 축제처럼, 이번 가을 광주에서는 시민의 손때 묻은 낡은 냄비와 열쇠가 세계적인 예술축제의 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다.

광주광역시는 오는 9월 5일 개막하는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에서 시민 참여로 완성하는 특별한 예술 프로젝트 ‘불림’ 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박찬경·권병준 작가가 참여하는 ‘GB 커미션(광주비엔날레 맞춤형 신작 제작 프로젝트)’의 핵심 작품이다.

전통 ‘걸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리·설치 작업

‘불림’은 마을을 돌며 물품과 염원을 모아 공동체에 되돌려주는 전통 의례인 ‘걸립’에서 영감을 받았다. 광주·전남 시민이 기부한 전선, 열쇠, 놋그릇, 냄비, 캔 등 다양한 금속이 예술가의 손을 거쳐 ‘세상에 없던 악기’ 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담는다. 만들어진 악기로 연주한 음악은 전시와 퍼포먼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청 1층에 금속수집함… 설명회는 23일

이미 지난 10일부터 광주시청 1층에는 금속 수집함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5월 말까지 운영되며,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기부하고 싶은 금속류를 수집함에 넣으면 된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작품설명회도 마련됐다.

  • 일시: 4월 23일 오후 2시
  • 장소: 광주시청 2층 무등홀

설명회에는 참여 작가가 직접 나와 프로젝트의 취지와 참여 방법을 안내할 계획이다.

작품 옆에 내 이름이… 참여자 특별 혜택

단순히 물건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참여자에게는 비엔날레 전시장 내 ‘불림’ 작품 인근에 이름을 표기해 주고, 완성된 작품으로 만든 음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민의 일상 속 물건이 예술로 환원되는 과정에 함께했다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는 셈이다.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불림’ 프로젝트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완성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라며 “광주비엔날레가 시민과 함께 만드는 열린 문화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6회 광주비엔날레는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를 주제로 9월 4일부터 11월 15일까지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일원에서 열린다.